리브랜딩하는 진짜 이유 (feat. 이니스프리)
내가 만든 브랜드는 어떤 소비자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나요? 소비자를 생각하지 않고 나 중심의 세계관에서 만든 것은 아닐까요? 소비자를 이해하지 못하고 나를 위한 브랜드 디자인을 하고 계시지는 않으시는가요?
여기 실적 개선을 위한 도구로 브랜드 디자인을 새롭게 바꾼 이니스프리. 많은 소비자에게 비판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니스프리는 왜 위험을 무릅쓰고 로고 디자인, 광고 디자인, 제품 디자인까지 모두 새로 단장했을까요?
리브랜딩을 해야 하는 진짜 이유, 쉽고 간단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호불호 갈리는 이니스프리 브랜드 디자인. 이니스프리는 기존의 로고 디자인과 모든 제품 패키지를 변경했습니다. 새로운 광고 디자인을 살펴보기 전에, 이니스프리 로고 변경 역사를 함께 살펴보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니스프리는 창립 이래 26년 동안 두 번의 로고를 변경했습니다. 두 번의 로고 변화 모두 ‘현대적인 자연주의’로 다가서려는 목적에서 진행됐습니다. 2018년에는 복잡한 심볼과 그래픽 요소를 배제한 심플한 로고 타입으로 변경했습니다.
‘THE NEW ISLE’를 공개하며 올해 선보인 로고는 이전보다 깔끔하고 현대적인 느낌을 줍니다. 또한, 역동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느낌을 주기 위해 알파벳 대문자와 소문자의 조합을 조합하고 브랜드 컬러 역시 활동적인 그린 컬러로 변경했습니다.
제품 패키지도 새로운 브랜드 디자인을 적용하여 네모 스퀘어 타입의 디자인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이니스프리가 추구하는 새로운 세계관인 ‘THE NEW ISLE’로 연결되는 세상의 의미를 담고 있어요.
브랜드 디자인을 활용한 세계관 확장
‘THE NEW ISLE’은 이니스프리의 새로운 섬이자 세계관입니다. 원래 이니스프리 브랜드 디자인의 뜻을 알고 계시는가요? ‘innis’는 아일랜드어로 ‘섬’을, ‘free’는 영어로 자유를 의미합니다. 이니스프리는 이러한 브랜드 로고와 이름을 활용하여 브랜드 디자인을 확장했습니다.
“Effective, Nature-Powered Skincare Discovered from the Island”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과 함께 소개된 이니스프리의 ‘THE NEW ISLE’은 브랜드의 대표 제품들에 사용되는 자연 친화적인 원료가 살아 숨 쉬는 섬을 상징합니다!
리브랜딩, 왜 했을까?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고 있는 이니스프리 리브랜딩에 대한 반응을 알아볼까요? 기존 고객들은 제주의 친화적인 자연적 영감을 받은 초록색과 우아하고 순순한 정체성을 버렸다는 댓글도 많았으며, 이전 이니스프리가 훨씬 좋다며 다시 바꿔달라는 의견도 많이 보이고 있어요.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면서 이니스프리가 리브랜딩이 필요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니스프리 리브랜딩에 대한 반응이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리브랜딩의 일반적인 특성입니다. 브랜드가 로고, 이미지, 제품 라인 등을 변경하면 기존 고객과 새로운 고객 간에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니스프리가 리브랜딩을 진행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로고 디자인의 연결고리: 화장품 소비 문화와 변화
이니스프리가 로고를 현대화한 이유는 모바일 사용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 화장품 시장이 크게 성장했는데, 2022년에는 무신사 뷰티 부문 거래액이 전년 대비 2배 증가하고, 지그재그 역시 거래액을 높이며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했습니다. 모바일 화장품 쇼핑 거래액은 2023년 1월에 전년 동월 대비 10.8%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화장품 시장의 변화 중 모바일 쇼핑 비중이 두드러집니다. 현재, 화장품 온라인 쇼핑 거래액의 80% 이상이 모바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니스프리는 이러한 트렌드에 맞추어 온라인 매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모바일 사용자들을 위한 현대적이고 간결한 로고를 만들었습니다. 이로써 화면 크기에 따른 로고 왜곡을 최소화하고, 모바일 환경에서 직관적으로 인식되는 로고를 리브랜딩하여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리브랜딩한 광고: 실적 개선을 위한 북미 시장 타깃
이니스프리의 리브랜딩은 북미 시장 공략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이니스프리와 아모레퍼시픽그룹 전체는 중국의 소비 둔화와 같은 어려운 경제 환경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코로나19 대유행과 중국의 봉쇄 조치 등이 영향을 미쳐,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5.6% 줄어든 4조 4,950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23.7% 감소한 2,719억 원이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어려운 상황에서 실적 개선의 가능성이 북미 시장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의 주요 브랜드인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이 2022년에 북미 시장에서 큰 성장을 이루었으며, 전체 매출이 83% 증가했습니다. 4분기 만을 살펴봐도 북미 매출이 전체의 99%를 차지했습니다.
이로써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 대신 북미 시장에 집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니스프리는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중국 시장에서의 오프라인 매장을 완전히 철수하는 방향을 택했습니다. 이러한 선택에서 중국 시장보다는 북미 시장에 집중하고자 하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북미 뷰티 시장은 '친환경 화장품' 트렌드를 따르고 있습니다. 친환경 화장품은 유해 성분을 배제하고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는 뷰티 트렌드로, 이니스프리는 이 트렌드를 고려하여 제품의 성분과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THE NEW ISLE' 브랜드 캠페인에서 모델들이 제품을 사용하며 직접 효과을 전달하는 대신, 제품의 원료와 함께 사용되는 모습을 강조하는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는 성분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있습니다.
시급한 실적 개선을 위한 리브랜딩, 그 이유는 바로?
이니스프리의 리브랜딩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리브랜딩은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입니다. 그러나 기존 브랜드의 역사를 버리고 새로운 로고와 컨셉으로 완전히 바꾸는 과정은 항상 논란을 불러옵니다.
이러한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이니스프리가 리브랜딩을 진행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니스프리의 리브랜딩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분 승계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니스프리 지분을 보유한 서경배 회장의 가족은 이를 통해 증여세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며, 이니스프리의 실적 개선은 승계 과정에서 필수적인 조건으로 여겨집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니스프리는 리브랜딩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시급하게 실적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판매 채널을 전환하고 브랜드 디자인을 새롭게 바꾼 이후 북미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이전만큼 매출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익성과 실적 확보를 위해 최우선으로 빠르게 로고, 광고 디자인, 리브랜딩을 진행했다고 분석됩니다.
이니스프리 리브랜딩은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지만, 동시에 에뛰드의 성공적인 리브랜딩 사례를 생각하면, 이 리브랜딩이 재기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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